둥관시조선족 한글학교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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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남쪽에도 우리 글소리 랑랑하다
//hljxinwen.dbw.cn  2018-05-08 11:02:53
 
 

  둥관시조선족 한글학교를 찾아서

  (흑룡강신문=하얼빈) 개혁개방의 대격변을 맞이해 우리 민족도 출국붐, 연해도시 진출붐으로 과거 전통 집거지가 흔들리고 민족교육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민족의 정체성 계승과 발전의 순수한 목표로 우리 민족 이주민 후대들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우리문화를 고양하고 민족의 얼을 지켜가는 둥관(東莞)시조선족 한글학교 김혜옥 원장(50)은 새 삶터에서 조선족후대들에 대한 꿈과 희망의 요람을 꽃 피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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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인에서 교육인으로

  헤이룽장성 밀산 출신인 김혜옥 원장은 어릴때부터 시 낭송을 무척 즐겼으며 아나운서 꿈을 갖고 목단강방송학원을 졸업, 1991년 개혁개방의 남행열차를 타고 선전에 있는 모 한국완구회사에 중국어 강사로 취직했다. 교재도 없는 상황에서 일상용어와 사전으로 자체로 교재도 편집하며 한국주재원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한편 경영지식도 쌓다가 1996년 둥관에 와 2004년까지 완구회사를 경영했다.

  김 원장은 이 과정에 대해 개혁개방이란 사회 물결을 탔고 조선족학교를 다니며 우리말을 잘 할 수 있었기에 취직이나 경영이 전부 용이했다면서 언어가 광둥땅에 정착하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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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전에 올 때 6개월된 아들을 고향 부모님 집에 맡겨 뒀다가 9살에 데려왔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김 원장은 한가족이 모였지만 조선족학교가 없어 부득이 한족학교에 보냈다면서 둥관이나 타지역에서 삶터를 가꿔가는 민족자녀들의 공동 문제인 점을 깊이 느끼고 우리 문화 고양과 우리말 교육사업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는 큰 결단을 내리고 2010년 2월 28일, 둥관시조선족 한글학교(주말학교)를 창립했다.

   난관을 뚫고 교육 거점 확보

  타지역에서 정부의 재정지원 한푼도 없이 민족학교를 운영하기에 너무 많은 애로가 따랐다. 운영초기 가장 시급한 문제가 교과서 확보였다. 김 원장은 남다른 열정과 집요한 노력으로 한국 재외동포재단에 등록하고 신청을 제출하여 한국어 정규 교과서를 해마다 수십 박스씩 제공받는데 성공했다. 학교를 장기 운영하는데 튼튼한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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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원장은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설립된 공익학교로 조선족 모두가 주인이고 운영자 마음으로 이끌어가야 오랫동안 우리 자녀들을 함께 키우며 도와줄 수 있다"며 현지 한겨레사회의 적극적인 성원과 지지도 이끌어냈다.

  공익성 주말학교이다 보니 학비로 운영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둥관시조선족기업인협회, 둥관시 한국상공인회, 둥관시조선족여성협회 등 여러 협회와 마음이 따뜻한 사영업자들의 후원을 받았다. 물론 자신도 사비를 엄청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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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원장은 "현 광둥성조선민족연합회 회장이고 둥관시조선족기업인협회 회장인 이영춘씨 같은 민족심이 강한 훌륭한 분들이 계셨기에 민족교육문화 전승의 8년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다"며 사의를 표하며 수많은 어려움속에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우리말을 능숙하게 하는데서 보람을 느끼고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언어문자가 민족의 수호신

  언어가 있어야 민족이 있고 역사와 문화는 그 민족의 언어로 기록되는 것으로 언어를 잃는다는 것은 결국 그 민족의 문화를 잃는 것이고 한 민족이 문화를 잃게 되면 결국은 민족을 잃는 것이다. 바로 언어문자가 민족의 수호신이다.

  현재 둥관조선족 한글학교는 한글 교육 위주로 오전, 오후 과당별로 3살부터 17살되는 민족 후대 80명을 10개 반으로 나눠 가르치고 있다. 1가구 2자녀 출산붐으로 둥관시 조선족들이 둘째 자식을 많이 두는 추세를 민감하게 포착해 유아부도 설립했는데 학교 인지도와 위챗 홍보에 힘입어유아부에도 100명 어린이를 모집했다. 또 방학반도 특별 개강해 방학기간에도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다. 이외 별도로 운영하는 성인부 은혜외국어학원에도 한국인 위주로 일본인, 미국인 등 200명이 중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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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원장은 "기본적인 모음부터 시작해 단어, 예절교육을 배워주고 문제풀이와 작문쓰기 등을 단계별로 가르칩니다. 교사자격을 취득한 한국인 선생님들이 자원봉사 방식으로 어린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교육질 향상을 위해 매주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출국붐, 연해도시 진출붐에서 과거 전통 집거지에서 배웠던 우리 말과 문화가 가장 큰 우세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 후대들도 언어 하나라도 더 잘 배워 취직이나 창업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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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하고 순수한 우리 아이들이 해맑은 미소로 건네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는 김혜옥 원장, 그녀는 오늘도 사명감과 의무감을 갖고 우리민족 후대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며 아름다운 원예사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대륙의 남쪽에도 우리 말, 우리 글의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다.

  /본사 특별취재팀 이수봉 김호 진종호 김련옥 이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