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말 배울 기회” “집값 떨어진다”…두쪽 난 서울 남부 3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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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회 작성일 2019-11-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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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2019.11.25 00:30 수정 2019.11.25 00:56 | 종합 2면 지면보기 PDF인쇄기사 보관함(스크랩)글자 작게글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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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 기자 사진전민희 기자


2017년 3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A초등학교 입학식을 찾아온 부모와 학생. 안내문에 중국어가 병기돼 있다. [중앙포토]
2017년 3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A초등학교 입학식을 찾아온 부모와 학생. 안내문에 중국어가 병기돼 있다. [중앙포토]


지난 19일 오전 8시30분 등교 시간이 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A초교 정문 앞엔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가 많았다. 한 남학생이 “마마, 짜이찌엔(엄마, 안녕)”이라고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들자 어머니는 “니 하오하오 팅 라오쓰 더 화(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고 답했다. 학교 앞에서는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자주 들렸다. 

  

조희연발 ‘이중언어교육’ 논란

서울 일부 초교 다문화 학생 72%

교육청, 중국어 수업 진행 계획


A초교는 서울의 대표적인 ‘다문화 학교’ 중 한 곳이다. 학생 열 명 중 일곱(71.5%)이 중국계 가정 자녀다. 인근에서 20여 년째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는 박모(55)씨는 “중국 동포 사이에서 ‘교육 환경이 좋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중국계 학생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학교도 이런 변화를 2014년부터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한국어가 서툰 학생을 위해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일부 과목은 교사와 중국어에 능통한 강사가 함께한다. 입학·졸업식 안내문은 물론 가정통신문도 한국어와 중국어로 안내한다. 학교 관계자는 “한국 부모도 중국어 회화와 중국 문화체험 교육을 반긴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한 거리의 모습. 한국어 대신 중국어로 된 간판을 내건 가게가 많다. 박지영 인턴기자 

서울 영등포구 한 거리의 모습. 한국어 대신 중국어로 된 간판을 내건 가게가 많다. 박지영 인턴기자


서울 다문화학생 1만8000명 2배로 


A초교처럼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높은 학교가 늘자 서울시교육청은 이중언어 교육 강화에 나섰다. 서울 초·중·고 다문화 가정 출신 학생은 2012년 7485명에서 올해 1만7929명으로 7년 새 2배 넘게 늘었다. A초교가 있는 영등포구와 인근 구로·금천구 등 ‘남부 3구’엔 서울 전체 다문화 학생의 27.1%(4858명)가 몰려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금천·구로·영등포구와 함께 마련한 ‘이주민-선주민 학생 동반성장 통합지원 5개년 계획(가칭)’을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주민’은 중국 동포 등 다문화 학생, ‘선주민’은 한국 학생을 말한다. 

  

다음달 2일 공개될 계획엔 학교 창의적체험활동 등을 통해 중국어 수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문화 학생들의 ‘부모 말 배우기’에 그치지 않고 이중언어 교육을 활성화해 한국 학생도 중국어 등을 배운다는 계획이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민 “조선족 특구 우려” 반대 청원


하지만 벌써부터 지역 사회는 시끄럽다. 발단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발언이다. 그는 지난달 2일 영등포구 대림동 다문화교육지원센터 개소식에서 “남부 3구 학생이 이중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하얼빈·옌볜에 어학 캠프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교육하겠다”고도 했다. 

  

그러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남부 3구를 ‘이중언어특구’로 지정하려 한다” “‘조선족 특구’를 만들려 한다”는 추측과 반발이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달 23일 교육청 홈페이지에 ‘이중언어특구 지정을 결사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달 22일까지 1만1679명이 동의했다. 

  

청원 작성자는 “남부 3구를 세계시민 교육도시로 키우려면 (중국어가 아니라)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초학력‧노후시설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왜 엉뚱한 곳에 예산을 쓰느냐”고 물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중언어특구 지정은 논의된 적이 없다. 아마도 2017년 남부 3구를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하려다 무산된 적이 있어 오해가 생긴 듯하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3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남부 3구 이중언어 특구 지정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23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남부 3구 이중언어 특구 지정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홈페이지 캡처]


‘남구 3구’ 학부모의 의견은 엇갈린다. 구로구 B초교 학부모 김모(35)씨는 “아이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김씨는 “중국어 사교육까지 받는데, 중국말 하는 친구와 함께 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운다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천구에 거주하는 박모(37)씨도 “다섯 살 딸이 중국말을 쓰는 유치원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못 알아듣겠다’고 하더라. 애들이 어울리며 성장하려면 언어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려와 반발도 만만치 않다. B초교에 4학년 자녀가 재학 중인 이모(47)씨는 “한국 아이에게 제대로 신경 쓰지 않으면서 다문화 정책을 펴는 건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는 물론 아파트에도 중국 동포가 눈에 띄니 주변에선 ‘이사하고 싶다’는 말도 나온다. 이중언어 교육까지 한다면 ‘조선족 특구’가 돼 한국 사람은 설 자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 특성화고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 특성화고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교육계 “한국·다문화 학생 윈윈안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이중언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광석 인하대 이민다문화정책학과 교수는 “매년 이주배경 청소년이 5~7% 이상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중언어 교육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언어와 문화를 전달하려면 전문 능력이 필요한 만큼 체계적 인력 양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불어불문학과 교수)은 “학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선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라며 “교사 추가 채용과 예산 지원을 통해 이주배경 청소년과 한국 학생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박지영 인턴기자(고려대 한국사) 

jeon.minhe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중국말 배울 기회” “집값 떨어진다”…두쪽 난 서울 남부 3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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