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5년과 조선족] ③ "정체성이 경쟁력" 성공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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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년과 조선족] ③ "정체성이 경쟁력" 성공스토리

주류사회 인정받는 기업인들 배출…'15억8천만 시장' 적극 활용
"든든한 모국 있어 축복" "한민족 네트워크가 사업에 큰 힘"

 

(베이징·칭다오·도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중수교 등의 외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조선족은 중국 내륙과 연해도시를 비롯해 한국·일본 등 해외로 진출해 주류사회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인을 다수 배출했다.

조선족기업가협회와 세계한인무역협회 소속 기업인들은 한국, 중국, 일본, 북한이라는 15억8천만의 시장을 적극 활용해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중국을 본거지, 한국을 모국으로 삼고 북한과 일본에 친척을 둔 상황에서 4개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특유의 정체성이 이들의 경쟁력이다.

박대용 북경환구유린과기유한공사 대표

 

◇ 박대용 대표 "시장 흐름 파악해 승부, 와이파이 렌털 1위"

2003년부터 한 우물을 파왔다는 박대용(44) 대표는 "휴대폰 통화료나 데이터이용료에 민감한 사용자들은 위챗이나 카톡 등 무료 SNS를 활용하기 때문에 포켓와이파이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이용을 제한하는데 이는 자동로밍으로 해외로 나갈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외국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중요한 통신 수단이어서 고객들은 공항에서 그의 제품을 우선으로 찾는다. 전 세계 100개국 통신사와 계약을 맺어 외국 어디서나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휴대폰 렌털로 시작해 2010년에 와이파이 렌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처음에는 적자였다. 수익이 안 나서 직원 월급 주기에도 빠듯했지만 와이파이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버텼다. 2012년 휴대폰 부문을 접고 와이파이에 집중하면서 흑자로 돌아선 이래 매년 20%씩 매출이 늘었다. 내년에는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에도 지점을 낼 계획이다.

한국인 투자자의 도움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그는 "사업 아이디어나 앞서가는 흐름 파악을 위해 서울과 도쿄를 자주 찾는다"며 "든든한 모국이 있다는 것이 조선족에게는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전동근 칭다오용득운장수막걸리유한회사 사장

 

◇ 전동근 사장 "막걸리로 중국 저알코올주 시장 제패"

칭다오에서 막걸리 제조·유통 사업을 펼치는 전동근(41) 칭다오용득운장수막걸리유한회사 사장의 목표는 막걸리로 중국 주류 시장을 제패하는 것이다.

대학졸업 후 칭다오로 이주해 1998년 무역회사를 차렸고 2006년부터 업종을 변경해 주류 유통에 뛰어들었다.

헤이룽장성 하이린시에서 생산되는 백주(白酒)인 '설원'을 상동성에 가져다 팔면서 주류 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그는 앞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2012년 한국의 장수막걸리와 제휴를 맺고 공장을 지어 이듬해부터 막걸리를 생산했다. 그의 공장에서는 하루 3만6천 병의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전 사장은 막걸리로 중국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장수막걸리의 제조 전문가를 초빙했고, 제조 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위생적 생산환경을 조성했다.

고급화 전략으로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에 담아 나오는 막걸리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연 매출은 80억 원이나 공장 설비 증설이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몸에 좋은 유산균·아미노산이 풍부한 웰빙 술인 데다 한류 드라마와 영화에 많이 등장한 덕분에 인지도가 계속 오르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허영수 재팬파워미디어 회장

 

◇ 허영수 회장 "중일 건축 장점 살려 신뢰 쌓았다"

일본에서 연 매출 120억 원의 건축설계회사를 운영하는 허영수(57) 재팬파워미디어 회장은 중국과 일본 양쪽에서 설계와 건축 실무 경험을 두루 가진 게 강점이다.

연변대 건축공학과 졸업 후 대학 건축설계연구원에 근무하다 좀 더 실력을 닦으려고 199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 건축학과에서 대학원을 마쳤다. 이후 건축설계사무소에 취직해 6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1998년에 직접 설계했던 후나바시의 사회복지시설은 그해 동경도건축가협회로부터 '올해의 설계 우수상'을 받았다.

자신감이 생기자 2000년 회사를 직접 차린 그는 소규모 공사의 하도급 설계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사업을 키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메인스타디움 설계 입찰에 국제설계회사들이 대거 뛰어들었을 때 일본 설계회사와 공동으로 참여해 최종심사에 진출, 중일 양국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

지명도가 올라가면서 2011년에는 도쿄 간다외국어대학의 중국관·한국관 설계와 건축을 수주했다. 조선족이면서 중국 건축을 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한옥을 활용해 지은 한국관은 대학의 명물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지금은 2019년 완공 목표로 홋카이도에 800억 원을 들여 6천 평 규모의 고급 리조트를 건설하고 있다.

세계한인무역협회 치바지회장을 역임한 그는 일본 라이온스 클럽 등 주류 사회봉사에도 열심이다.

허 회장은 사업 성공 비결에 대해 "중국과 일본 양국 건축의 장점을 살리기 때문"이라며 "조선족으로서 한민족의 네트워크를 가진 것도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8/07 0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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